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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4  Nintendo Virtual Reality 
앞선 글(Virtual Lightsaber의 추억)에서 카네기멜론대학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러지 센터가 진행하는 Building Virtual World 수업의 과거 작품을 하나 소개했다. 내친 김에 지금부터는 작년 가을학기에 나와 같은 수업을 들었던 동기들의 Virtual World를 하나하나 올려볼까 한다.

'Testers Wanted'라는 제목의 오늘 작품은 PlayMotion(http://www.playmotion.com)이라는 가상현실 플랫폼을 이용한다. PlayMotion은 평범한 비디오 프로젝터로 보이지만 사물의 그림자와 제스쳐를 인식한다. 플레이어는 벽에 투사된 배경이나 물체를 머리나 손, 도구 등을 이용해 만지고 움직이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즐기거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수 있다.

이 영상은 작년 12월 BVW Show (Building Virtual World 수업을 통해 한 학기동안 만들어진 80개의 작품들 중 괜찮은 넘들을 뽑아서 공연하는 일종의 학예회다 ^^; )에서 찍은 것이다. 올 해 1월 팀원 중 하나가 유튜브에 올렸는데 지금까지 44만여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했고 게임스팟을 비롯한 다른 비디오게임 웹진에도 동영상이 올라가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 닌텐도 전문 게임잡지인 닌텐도파워에 관련 소식이 실려 Paul 녀석은 일약 전국구 스타가 됐다.


<닌텐도 파워에 실린 내용>

'Testers Wanted'
는 아이디어와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 어느날 닌텐도가 가상현실 게임기를 만들었고, 한 게임 마니아가 운 좋게 기계를 테스트할 기회를 갖게 됐는데 프로토타입이 늘 그렇듯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마련, 다양한 해프닝이 벌어진다. 해당 공연이 이루어진 12월 초는 때마침 닌텐도의 신개념 가정용 게임콘솔 Wii가 막 등장한 시점인지라 더욱 흥미롭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게임들이 비디오 게임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할만한 고전들인지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즐겁다. 특히 젤다의 유명한 'I am error' 대사라던가 게임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때 롬팩의 슬롯 부분에 바람을 세게 불어넣는 장면에서는 절로 웃음이 나온다.

실제 작품 속에서 주인공으로 연기한 Paul Capriolo라는 녀석은 대단한 닌텐도 마니아라서 아마 그 녀석 머리 속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 모양이다. Paul은 닌텐도DS용 레이싱게임 '마리오카트'로 전미 와이파이 대전 순위 80위에도 이름을 올렸던 훌륭한 녀석이다. ㅎㅎ

참고로, 앞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Building Virtual World 수업의 모든 작품은 작품의 컨셉을 짜는 브레인스토밍부터 시작해서 제작 완료까지 2주 만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얼마나 멋진 화면을 보여주느냐보다는 얼마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 하겠다.

설명이 너무 길었지만... 또 영상도 6분 21초로 짧진 않지만... ^^;

닌텐도가 새로 개발한 가상현실 게임 속으로 고고싱~ ^o^







미국 피츠버그에 위치한 카네기멜론 대학교(CMU)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러지 센터(ETC). 내가 작년 8월부터 살고 있는 곳이다. 농담 아니고 프로젝트에 치이다 보니 실.제.로. 이곳에서 살다시피한다. 장소마저 메인 캠퍼스와는 조금 떨어진 강변에 있어 한 번 들어오면 안 나간다.

1998년 Computer Science 단과대학과 Fine Arts 단과대학의 협력으로 설립된 ETC는 '좌뇌와 우뇌 모두를 위한 석사 프로그램(The Graduate Program for the Left and Right Brain)'이라는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 학제간 융합을 전제로 한다. 기술과 예술 모두를 이해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Entertainment Technology 분야 혁신제품 및 사건을 연도별로 정리해놓은 ETC의 복도>

실제로 2006년 가을학기 신입생 57명 중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50% 정도, 예술 분야에 있다 온 친구들이 30% 정도, 나머지는 그밖의 다양한 분야(물리학, 문예창작, 건축, 산업디자인, 심리학, 음악, 신문방송학 등등) 출신들이다. 다양한 분야 출신들이 함께 부대끼면서 서로 배운다.


<2006.8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촌티가 좔좔...^^;>

신병 훈련소(Boot Camp)라고도 불리는 첫 학기 수업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우선 가상세계 만들기(Building Virtual World)라는 수업은 4명이 한 팀을 이뤄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나 동작 인식 센서, 레이저 포인터 인식 등 다양한 가상현실 체험 플랫폼을 활용해 게임이나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 작품 등을 만드는 수업이다.

4명의 팀원은 각각 프로그래머, 모델러, 페인터, 사운드 엔지니어 등의 역할로 나눠니는데 프로그래머는 보통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친구들이, 모델러나 페인터는 예술 쪽을 전공한 친구들이, 그리고 사운드는 음악이나 그 외의 전공자가 맡는다.

이 수업은 빡세기로 유명한데... 한 프로젝트에 보통 2주의 기한 밖에 안 주기 때문이다. 팀이 꾸려지고 아이디어 회의하다 보면 하루 이틀 지나가고 곧바로 제작에 돌입해야 한다. 기한을 맞추려면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 게임이나 영화, 테마파크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기한 준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훈련을 하는 것이다.


<BVW Round2>

이 수업의 목적은 단순히 재미있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있는게 아니라 앞서 말한 것처럼 시한 준수에 대한 개념 확립과 함께 팀 플레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데 있다. 매 프로젝트마다 팀원들이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부류의 인간들과 일을 하게 되는데. 당연히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아나가는게 중요하다. 결과물을 보면 팀 플레이가 잘 된 작품과 그렇지 못 한 작품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또 모든 프로젝트가 interim world 라는 중간 확인 단계를 거치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최종 단계까지 가기 전에 상당한 수정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물만 중시하는게 아니라 중간 단계 역시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한 학기 수업이 진행되면 다양한 주제 하에 약 80개 정도의 가상현실 세계가 만들어진다. 학기가 종료될 즈음 이 중 15개 정도가 선정돼 연말 메인 캠퍼스에서 Building Virtual World Show 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이 행사에는 미국 각지의 게임,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 종사자들이 찾아와서 쓸만한 인재를 찾는다. 지난 학기 만들었던 가상현실 세계들은 기회가 닿는 대로 영상으로 소개해보려 한다.


<12월 BVW쇼를 앞두고 리허설중인 ETC 학생>

Building Virtual World 수업 외에도 독특한 수업들이 진행된다. Visual Story라는 수업에서는 말 그대로 영상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는 방법을 배운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영화 학과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압축한 것이다. 팀마다 DV 카메라를 지급하고 2주에 한 번 정도씩 다양한 주제의 영상물을 제작하게 한다.

또 하나의 독특한 수업은 즉흥 연기(improvisational acting)다. 이 수업에서는 즉흥 연기에 활용되는 다양한 트레이닝을 한다. 뜬금 없이 왜 연기? 가장 큰 목적은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대중 앞에서 제대로 프리젠테이션하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네 번째, ETC Fundamentals 수업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러지에 대한 기본 교양을 가르친다.

결국 첫 학기 수업을 정의하자면 게임개발자가 아니면서 게임을 만들고, 영화제작자가 아니면서 영화를 만들고 연극 배우가 아니면서 연기를 배우는 셈이다.

첫 학기의 기본 집중화 교육을 마치고 나면 두 번째 학기부터는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9명 정도가 한 팀을 이뤄 매 학기 외부에서 수주하거나 학생들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본격적인 프로젝트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실 석사 과정임에도 아카데믹한 부분보다는 너무나도 실무적인 접근을 하는 모습은 나에게 다소 어색한 기분을 안겼다. 물론 학생들이나 학교의 궁극적인 목표가 준비된 상태로 관련 업계에 많이 취직하는 것인지라. 또 카네기멜론 대학교 자체가 실전 학문으로 워낙에 유명하고, 실제로도 많은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온지라 이같은 모습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또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러지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므로 앞으로 학문적인 부분도 점점 더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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